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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정보

에어캐나다 지상직 취업후기 (토론토 국제공항_Y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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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맞이하여 저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보았습니다.
바로 캐나다에서 항공사 취업하기..!! 
저는 한국에서도 김포공항, 인천공항에서 지상직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었고, 영어 이외에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력 단절이 7년 차이고, 제가 그동안 항공사에 도전할 수 없었던 이유는 육아 때문이었습니다. 
항공사는 스케줄 근무라 도와주는 사람 없이는 아이를 돌보기에 무리가 있어요. 
그런데 친정엄마께서 구원투수로 나서주셨습니다. (일단 당분간 오셔서 도와주시기로 하셨습니다. ㅠㅠㅠㅠ )
솔직히 엄마의 도움 없었다면 이력서조차 넣을 생각도 못했을 텐데.. 다시 한번 너무 감사드립니다. ㅠㅠ


먼저 에어캐나다 Air Canada 는 캐나다 국책 항공사이자 캐나다 최대 항공사입니다. 본사는 퀘벡 주 몬트리올에 있어요. 퀘벡 주와 오타와를 제외하고는 직원들의 불어 능력을 보지는 않습니다. (퀘벡 주와 오타와는 영어, 불어 둘 다 해야 해요.)
에어캐나다는 캐나다 국내선, 미국 전 노선, 국제노선 등을 운행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많은 도시로 취항하고 있기 때문에 지상직 업무가 많이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도시 코드, 공항 코드부터 막막해집니다. ^^)

그럼 지금부터 취업 타임라인을 알려드려 볼게요.

에어 캐나다 로고

 

에어캐나다는 영주권자, 시민권자를 우선으로 채용합니다. 간혹 워크퍼밋도 받는다는 얘기가 있지만 많이 힘들다고 들었어요. 
지상직은 영주권자부터 가능하지만, 에어캐나다 승무원은 시민권자만!! 뽑습니다. (면접 시 캐나다 여권 보여줘야 해요.)
제가 지원한 포지션은 Customer Experience Specialist (CES) 포지션입니다. 이름은 거창한데 지상직 직원이에요. 
하는 일은 제가 예전에 했던 지상직 업무와 동일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에서 근무를 할 예정이고, 시급은 16불이라고 되어 있네요. (온타리오주 최저 시급이 15불인데..)
시급이 굉장히 짜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매년 일정하게 오릅니다. 유니온 (노조) 있고, 베네핏이 좋아요.

저는 2022년 1월 19일에 에어캐나다 채용 사이트를 통해 서류 접수를 했습니다. 서류 지원을 하면 자동 이메일이 와서 잘 받았다 이런 게 와요. 그리고 이틀 뒤인 21일에 챗 인터뷰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챗 인터뷰란 무엇인가..?!! 말 그래도 채팅으로 인터뷰하는 거예요. 
이메일엔 PredictiveHire라는 링크가 첨부되어 오는데, 거길 들어가면 챗봇이 자동으로 질문을 합니다. 저는 멋모르고 클릭했다가 시작이 되어서 엉겁결에 완료를 했어요. 질문은 5-6개였고, 커스터머 서비스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는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게 타이핑을 하여 완료했어요. 25분 정도 소요되었고요. 채팅으로 하는 거라 부담은 없었습니다. 

채팅 인터뷰가 끝나고 한없는 기다림이 시작되었습니다. 에어캐나다는 불합격하면 바로 리젝 이메일을 보내주거든요. (이건 제가 기내 청소 포지션도 함께 지원했는데, 기내 청소 포지션은 다음 날 바로 리젝 메일을 받았어요.)
리젝 메일이 없길래 혹시 모를 면접에 대해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구글링 하고, 유튜브 보면서 예상 질문 뽑고, 답하고, 자연스럽게 말하는 거 연습하고, 외우고....(A4용지 7-8장 분량)
내 목소리 녹음해서 들어보고, 영상도 찍어보고.. (나름 준비를 좀 했네요~^^)
애기 밖에서 놀리고 유모차에 재우면 항상 커피숍 가서 2시간 정도 면접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면접 본다는 얘기 없었지만 그래도 미리 준비를 했어요. 저는 영어가 유창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렇게 혼자 김칫국 마셔가며 면접 준비를 하던 차에 드디어 3월에!!!! 3월 2일에 면접을 본다는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저는 일주일 뒤인 3월 9일로 예약을 잡아서 1:1 화상 면접을 보게 되었어요.

대망의 3월 9일. 오후 3시 면접이었는데 12시부터 너무 떨리더라고요. 애기도 남편한테 맡기고 (둘이 나가라고 ㅋㅋㅋ 쫓아냄 ㅋㅋㅋ)
정말 오랜만에 풀 메이크업에, 머리도 쪽머리 하고, 안 들어가는 면접 복장을 꾸겨넣어 입었습니다. (바지는 추리닝인거 안 비밀^^)
3시 딱 되어서 프로그램에 들어가니 면접관님이 환하게 웃으며 맞이해 주셨어요. 남자분이었는데 졸려 보였..

저를 보자마자 면접 복장부터 합격이라고 하셨습니다. 한국에선 이게 그냥 전형적인 면접 복장인데, 캐나다는 이런 사람이 별로 없었나 봐요. 
용모가 벌써 너는 신입사원 같다~ 너무 우리가 원하는 모습이다~ 이러면서.. 긴장 풀어주셨어요.
여러 가지 질문을 받았는데 예상 질문도 있었고,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도 있었어요.
어떤 건 이해를 못 해서 한 번 더 질문을 여쭤봤고, (속으로 망했다 싶었음..) 예상치 못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최대한 천천히 제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너무 떨린다고 하니, 제발 그러지 말라고.. 그냥 우린 대화하는 거야~ 이러시는데.. 진짜 너무 감사했어요.

마지막으로 질문 없어? 이러길래, 3월 21일부터 온타리오 정부가 실내 마스크도 의무가 해제된다고 발표했는데, 에어캐나다는 공항 직원들에 대해 어떻게 하기로 했는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 물어봤고, 그분은 꽤 당황해하셨어요. (본인도 모름...ㅋㅋ) 하지만 좋은 질문이었다고!!! 내가 알아보고 너한테 연락 줄까?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너는 어쩌고 싶어? 마스크 쓰고 싶어? 이러니 싫다고.. 마스크 너무 싫다고.. 이러다가 둘이 대화 내용 삼천포로 빠져서 서로 코로나 걸렸던 얘기 등등.. 아무 말 대잔치가 열렸어요. 핳...
급 현타 오더니.. 만족스럽지 못한 인터뷰라 떨어졌다.. 생각하는데 갑자기 너 트레이닝 언제부터 가능해? 물어보십니다. 
읭?? 나 합격했어? 물어보니, 어~ 너 합격!! 그래서 트레이닝 언제? ㅋㅋㅋㅋㅋㅋ 
OMG..!!! 
그래서 뭐 애니타임 가능하고 했습니다. 제가 할 줄 아는 언어를 더블체크하셨어요. (저는 영어, 한국어, 일본어 이렇게 3개를 알려드렸습니다.) 조만간 연락 갈거니 기다려~ 축하해~ 이러고 인터뷰는 마쳤습니다. 


그리고 또 기다림이 시작되었어요. 금방이라도 연락 올 것 같던 연락이 1주, 2주 지나도 오지 않더니 3주 차 (3월 28일)에 이런 이메일이 옵니다. 아니.. 8주나 더 걸릴 수 있다니요....
하지만 저는 육아를 하는 엄마이기에 그냥 기다리면서 육아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에어캐나다가 채용을 엄청 많이 했고, 한국분들도 많이 뽑혔어요. (단톡방이 생겼고 서로 정보 공유 중..)
그래도 마냥 기다리는 게 아닌 저렇게 중간 업뎃을 해줘서 고맙더라고요. 
마음 비우고 시댁 핼리팩스로 놀러 갈 궁리를 합니다. ^^ (뱅기 티켓 예매)

어라? 그런데 4월 1일.. 만우절인데.. 거짓말 같은 전화가 아침부터 옵니다. 제 면접관이었어요. 
지금 4월 26일 트레이닝 코스가 하나 더 열렸는데 너 가능해???? 그래서 예~쓰!!라고 답합니다. 
8주 걸릴 거라 예상했던 트레이닝 바로 당장 이번 달이 되었지요. 
그 전화에 응하자마자 에어캐나다에서는 잡 오퍼, 서류 업뎃 이메일 등등 엄청난 양의 이메일을 저에게 보내기 시작합니다.
하루 동안 12개 정도 서류를 작성한 거 같아요. (하도 영어를 읽었더니 머리가 아파옴... 핳.. 이제 시작인데...)
그래도 설레는 마음으로 즐겁게 서류 작성을 끝냅니다.

4월 5일 남편 쉬는 날 맞춰서 애 맡기고, 저는 공항 철도를 타고 공항으로 향합니다. 서류 사인받고, 공항 제한구역 패스 발급을 받아야 했어요. (이것도 예약 이메일을 보내줘서 에어캐나다 직원들만 모아서 같이 갔습니다.)
공항 철도 타고 가는데 기분이 너무 이상했습니다. 7년 전 인천공항을 그렇게 공항철도 타고 왔다 갔다 했었는데.. 
이걸 이제 토론토에서 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나.. 싶어요.

공항 도착해서 서류 사인 잘 받고, 공항 제한구역 임시 패스도 잘 받아왔습니다. (사진이 범죄자 같이 나와서 맘에 안드렁...;;;)
뭔가 한 스텝 한스텝 나아가는 느낌이네요. 
이제 다다음주 친정엄마가 오실 예정이고, 저는 4월 26일부터 트레이닝 시작입니다..!!
저도 캐나다 사회의 한 구성원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뭔가 감개무량하네요.

앞으로 토론토 공항 지상직 이야기 많이 올려보도록 할게요.

애기 비행기 장난감도 에어 캐나다였네.. 이거슨 운명인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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