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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행일기] 2003-2004년 인도 배낭여행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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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행 스토리 [3-1]

  • 인천- 방콕(경유)- 뉴델리(델리)- 자이푸르- 자이살메르- 아그라- 오르차- 카주라호- 바라나시- 캘커타- 다즐링- 델리- 방콕(경유)- 인천
  • 40일 배낭여행
  • 2003년 12월 말 ~2004년 2월 초

가족들과 지중해 배낭여행을 다녀온 뒤 배낭여행의 매력에 빠져버린 나.

하지만 혼자 어딘가 가기엔 아직까진 무서워서 엄두를 못내던 찰나에.. 그리스, 터키에서 계속 우연히 마주쳤던 언니들을 한국에서 약속잡고 만났다.

나보다 두살 많은 언니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땐 두살 차이 언니들이 그렇게 커보였는데.. 그 언니들도 스물 셋, 어린나이였던 것이다.)

언니들이 인도에 갈 계획이 있는데 나보고 같이가지 않겠냐고 제안해왔다. 

나야 너무너무 가고싶지!!! 게다가 인도라니!! 미지의 땅 아닌가?!!!

일단 엄마한테 물어보니, 엄마도 이 언니들을 잘 알고 있던 터라 믿고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오빠는 이미 먼저 인도에 다녀왔기 때문에 오빠한테 여행 정보들과 주의해야 할 점 들을 미리 물어보면서 차근차근 인도 여행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지난 지중해 여행과 달라진 점은, 내가 언니들에게 민폐가 되면 안된다는 책임감이 강하게 왔다. 

나도 뭔가 도움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에, 도서관에서 인도 관련 서적을 닥치는대로 읽기 시작했다.

가이드북은 물론 인도의 문화, 역사, 건축, 종교, 여행기 등등... 매주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았다.

독서와는 거리가 멀었던 나인데.. 일단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 알아야겠다고 생각하니 그 책들이 너무너무 재미있게 다가왔다. 

언니들을 종종 만나 여행 루트를 짜고, 예산을 짜고, 계획을 짜는 모든게 너무 재미있었다. (언니들 성격 또한 너무 짱짱!!)

우리는 그렇게 12월 말, 겨울방학.. 인도로 떠났다.


(델리, 뉴델리 이야기)

처음 내린 인도 뉴델리 국제공항.

저녁에 도착한 비행기에서 내린 뒤 밖으로 나갔을 때부터... 패닉에 빠졌다.

아.수.라.장. 카.오.스. 난.장.판.

수많은 인도인들이 쪼그만 세명의 아시아 여자애들을 무슨 원숭이 보듯 쳐다본다.

그리곤 우르르 몰려와 서로 택시를 타게 하려고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했다.

나는 덜컥 겁이났다. 언니들도 무서웠을텐데.. 내 눈엔 언니들이 너무 든든하게만 보였다.

일단 택시 하나를 잡았는데 흥정을 터무니없이 하길래 무조건 미터기로 가자고 했다. 안키면 내리는 시늉...(이건 오빠한테 배운 꿀팁)

우여곡절 끝에 미터기를 켜고 여행자들의 골목 빠하르 간지로 향했다.(아직도 이 곳의 이름이 기억나는 걸 보니.. 임팩트가 크긴 컸나보다.)

택시를 타고 잘 닦인 도로를 실컷 달리는데... 옆에 갓길에 사람이 탄 코끼리가 지나간다...!!! 

우리 셋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이게 말이 되냐고.. 서로 물었다. 운전기사는 그런 우리를 보며 "웰컴 투 인디아"란다.

택시에서 내려 빠하르 간지 입구에서도 숙소 삐끼들이 달려든다.​

우린 가이드북으로 미리 생각해둔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는 도중 길거리엔 소. 개. 원숭이 등 갖가지 동물들이 여유롭게 거닐고 있었다.. 

(참고로 인도의 길을 걸을 땐, 바닥을 조심하자.. 소똥, 개똥이..진짜 어마어마하다. 냄새도 심하다.)

다음 날, 해가 뜬 인도의 모습은... 음.......

어젠 밤이라 잘 안보였었나보다.. 해가 뜨니... 길거리가 너무너무 더럽다는 걸 알아버렸다. (쓰레기, 동물 똥, 먹다버린 음식물들...) 

다소 충격적인 인도의 첫모습이었지만, 적응해보자 다짐했다.

나름 한국식당도 있어서 거기서 배를 채우고 가이드북을 길잡이 삼아 여행을 시작했다. 

인도의 교통수단인 사이클 릭샤, 오토릭샤를 탈때도, 뭔가 물건을 살 때도 항상 흥정을 해야했다. (이건 좀 피곤한 일이었다.)

숙소가 있던 곳은 올드 델리 쪽인데 이곳이 옛 유적지, 볼거리들이 많이 몰려있다. 

그리고 릭샤를 타고 조금 이동하면 뉴델리가 나오는데 여기가 인도의 수도이다. 

뉴델리는 올드델리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의외로 높은 빌딩도 많고 사람들 옷차림도 세련되었으며, 피자헛, 맥도날드 같은 체인점도 있었다. 

우린 소고기를 안먹는 인도에서 맥도날드는 과연 어떤 메뉴를 팔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들어가니 특이하게 야채 튀김이 패티 대신 들어간 햄버거가 있다. 육식주의자인 나는 그냥 치킨버거를 먹었다.

맥도날드는 세계 어디서든 간편하게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인데.. 인도는 다르다. 입구에 가드가 서있고, 사람들의 옷차림을 보고 문을 열어준다. (외국인은 프리패스)

맥도날드 안쪽은 뭐 한국이랑 다를 바 없는 분위기였는데, 유리창을 통해 바깥을 보니 어린아이들이 더 어린 아기를 안고 구걸을 하고 있다. 

인도는 빈부 격차가 극심한 나라다... 맥도날드 안에서 키즈밀을 먹고있는 아이와 바깥에서 구걸하는 아이가 한 프레임에 보이는게 너무 아이러니했다.

이렇게 마주한 인도의 첫 얼굴 델리를 뒤로 한채 기차를 타고 자이푸르로 향했다.


(자이푸르, 자이살메르 이야기)

자이푸르는 핑크시티라고도 불리는데, 왜 핑크시티인지 모르겠다. 건물들은 황토방 색깔인데... 

아무튼 우리의 목적은 서쪽 끝의 자이살메르에 가서 사막투어를 하기 위함이었는데, 너무 머니까 중간지점으로 자이푸르에서 쉬었다 갈 계획이었다.

자이푸르에서는 구경할거 구경하고, 영화관 가서 영화도 봤다.

인도는 영화 산업이 유명하단다. 미국에 헐리우드가 있으면 인도엔 볼리우드가 있을 정도로. 헐리우드보다 더 많은 영화를 제작한다는 소문도 있다.

인도 영화는 노래와 춤이 항상 나온다. 그래서 힌디어를 모르는 우리가 그냥 아무생각 없이 봐도 대충 이해가 된다. (슬픈노래는 슬프구나, 흥겨운 노래는 해피하구나~)

그리고 상영시간이 3시간정도 되어서 중간에 쉬는 시간도 준다. (무슨 뮤지컬 같으넹..)

자이푸르에서 또 기차를 타고 자이살메르로 향했다. 

참고로 인도기차는 항상 딜레이가 된다. 사람들도 그냥 그러려니 기다린다. 그게 한 두시간도 아니고 10시간 20시간이 되더라도..말이다..

인도 기차는 좌석 등급이 나눠져 있다.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칸은 슬리핑 칸이다. 간이 침대가 3층으로 다닥 다닥 붙어있는 희한한 구조의 침대칸이다.

누워서 가니 좋긴한데 너무 누워서 허리가 아작날 것 같기도 하다.

자이살메르에 도착한 뒤 사막투어를 신청했다. 이것 때문에 여기 온 거니까!

낙타를 타고 사막으로 들어가 하루 자고 나오는 1박 2일 코스이다. (다시는 안하고 싶은 투어이기도 하다.)

한국인 8-9명 정도 모여 투어 팀이 짜여졌다. 낙타 한마리씩 골라 타고 사막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는데 막상 낙타 등에 타니 너무 높아서 무서웠다.

등받이의 손잡이를 놓치면 죽겠구나 싶어서 온 힘을 다해 손잡이를 잡았더니 나중에 온 몸이 쑤신다.

그리고 낙타를 타는 시간이 길면 길어질수록 다리 가랑이가 찢어질 듯 아프기 시작한다. 오마이갓.. 그만타고 싶은데 아직도 멀었단다.

겨우겨우 어찌저찌 베이스캠프에 도착. 낙타 몰이꾼들이 밥도 해주고, 모닥불도 펴주고, 침낭같은것도 펴준다. 

360도를 둘러봐도 모래밖에 없는 사막 한가운데에서 모닥불 펴놓고 하늘의 별보는게 낭만적인 듯 보이지만, 

실사판은 뭐 먹을때마다 입 속에 모래가 들어가고, 춥기는 엄청 추우며 (누가 사막이 덥다고 하는가..) 화장실 가기도 불편한... 그리고 물이 소중한... 

나는 그냥 이런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다시는 안가고 싶은 투어..)

겨우 하루밤을 보내고 사막 탈출을 한 뒤, 한국인 팀은 전멸했다. 모두다 다음날 일정 취소하고 숙소에 앓아 누워버렸다. 

낭만 뿜뿜일 것 같았던 사막투어는 이렇게 마무리 지어졌다.

  

(아그라 이야기)

자이살메르에서 기차를 타고 아그라로 향했다. 아그라는 인도의 대표 건축물 타지마할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타지마할은 내국인과 관광객의 입장료가 천지차이다. 그 당시에 얼마였는지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20배 정도 차이났던 것 같다. 

지금은 검색해보니 내국인 입장료가 그나마 많이 올랐다고는 하는데 (50루피에서 200루피로) 그래도 관광객보다는 싸다. (관광객은 1000루피에서 1300루피로 인상됨)

거금을 내고 타지마할에 입장한 순간, 나는 건축물을 보고 숨이 탁 막힌다는 느낌을 처음 받았다. 

티비와 사진으로만 봤던 타지마할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고 웅장했고, 새하얀 대리석에 장식된 금과 보석들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화려했다.

진짜... 일단 건축물 자체가 너무너무 예뻤다. 알고보면 무덤인데... 무덤을 너무 잘 만들어놨다.

좌우 대칭되게 어쩜 그렇게 정확하게 잘 지어놨는지.. 놀라울 따름이었다. 

​비싼 입장료임에도 불구하고 인도인,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고 발걸음을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내부 이곳저곳을 여유롭게 보고, 입장료가 비싸서 인지 그냥 나가기가 아쉬워서 계속 밍그적거렸다.

아그라는 크지 않은 도시지만 타지마할 때문에 꼭 들러야 하는 도시이다. 

인도에 간다면 타지마할은 무조건 보기를 강추!! 


인도 이야기 두번째는 To be continued..


예전 싸이월드에 업로드 해 놓았던 사진들을 폰카로 찍어 첨부해본다.

​낙타 사파리 할 때


​아그라 타지마할

​델리, 뉴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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