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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해외체류] 2006-2007년 일본 어학연수 (도쿄, 요코하마, 오사카, 고베, 나라, 교토, 홋카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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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행 스토리 [7]

  • 인천- 도쿄- 요코하마- 인천
  • 요코하마- 오사카- 고베- 나라- 교토 (간사이)
  • 요코하마- 삿포로- 오타루- 후라노 (홋카이도)
  • 1년 3개월 어학연수 (그리고 여행)
  • 2006년 4월- 2007년 6월

(어학연수 이야기_ 요코하마)

2006년 휴학을 하기로 결정한뒤,  1년동안 무엇을 할지 고민을 하다가 엄마가 일본 어학연수를 제안하셨다. 

1년동안 놀면서 시간 보낼바엔 언어라도 하나 배워오라는 엄마의 빅픽쳐.

나는 중국과 일본, 영어권을 고민하다가 일본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외국에 나가서 처음 살아보는 것이기도 했고, 엄마와 떨어져 독립하는 것 또한 처음이었기 때문에 많이 걱정도 되고 긴장도 되었다. 

어학연수의 모든 것은 유학원을 통해 진행을 하게 되었다.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니까 돈이 좀 들더라고 이게 편하고 안전하다.)

도쿄와 요코하마의 선택지가 있었는데 나는 그나마 한국인이 적은 요코하마로 결정. 학비도 생활비도 기숙사비도 도쿄보다 조금 저렴하기도 했다.


그렇게 일본에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인 여럿이 모여 승합차에 실린 채 같이 기숙사로 향했다. (같은 유학원에서 수속한 사람들이었다.)

그 중에서 쎈 언니 같은 언니 한 분이 눈에 들어왔다. 조금 포스가 있어서 무서웠는데... 결국 나중에 이 언니랑 룸메이트가 된다...ㅎㅎㅎ

나보다 5살이 많았던 언니는 일본어를 꽤나 잘하는 언니였다. (일본어 관련 일을 하다가 온 거라고 했다.)

처음엔 엄청 눈치가 보여서 군기아닌 군기가 바짝들었는데... 알고 보니 이 언니 생긴거만 쎄보이지 속 정이 엄청 깊고, 엄청 재미있는 언니였다.

(이 언니와 나는 귀국 후에도 자주 만나고, 언니가 결혼하고 아기까지 낳는 걸 보게 되는 사이가 된다.)


학원은 기숙사에서 걸어서 15분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그 15분도 걷기 싫었는지 나는 자전거를 샀다. 

(이 자전거는 귀국 전까지 뽕을 뽑게 된다.)

요리의 1도 모르는 내가 스스로 밥을 해먹어야 했고, 알아서 공부하고, 알아서 모든 것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1년동안 시간을 낭비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무조건 공부에 매진했다.

이 당시만 해도 스마트 폰은 커녕 개인 노트북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을 때였다. 

학원의 컴퓨터 앞에 앉아야만 가끔 한국의 소식을 알 수 있을 뿐이었다.

나는 가능하면 한국 소식을 끊고, 일본 티비를 열심히 보기 시작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일본티비를 보며 모르는 단어를 전자사전으로 찾아가며 일본어를 공부해갔다. 

(일본 티비는 자막이 많이 나와서 공부하기에 좋다.)

3개월 동안은 학원을 엄청 열심히 다니고 공부도 열심히 했다. 그리고 3개월 뒤부터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내 비자는 3개월 관광+ 1년 어학연수 비자 이렇게 받은거라 초반 3개월은 일을 할수 없었다. 말을 못하니 일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안되었지만...)


룸메이트 언니는 레스토랑의 서버로 일을 하게 되었고, 나는 서버 할 정도의 실력이 아니라 이자까야의 키친 어시스턴트로 들어가게된다.

구인 잡지에 나온 신요코하마의 어느 이자까야에 전화를 해서 인터뷰를 잡았는데, 점장이 한국인이라도 괜찮고 일어를 잘 못해도 괜찮다고 했다.

그래서 감사하게 키친에서 요리를 시작하게 된다. (요리의 1도 모르는 내가..)

가게에 한국인은 나 혼자였고, 다 일본인 아니면 일본어 잘 하는 중국인들이었다. 

첫날 레시피를 주길래 그걸 다 받아적었고, 집에와서 일일이 한자와 뜻을 검색해서 밑에 적어놓았다. 

(나중에 헤드쉐프가 내 수첩을 보더니 완전 기특하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그걸 돌려보기도 했다. 엄지척 해주는데 너무 뿌듯했음..)

아무튼 그곳에서 칼질 하는 법, 레시피 보고 요리하는 법 등을 배웠다. 

템푸라, 볶음, 샐러드, 소바 등 단계별로 배웠다. 가게가 주말엔 엄청 바쁜 가게라 가끔 멘붕이 왔지만 그래도 너무 재미있게 일했다.

일하면서 일본어가 정말 많이 늘었다. 거의 7-8시간을 일했는데 한국말을 한번도 안쓰니 그럴수밖에.

그 이자까야에서 1년 꽉 채워서 일을 하였다. 

마지막날 각 섹션의 쉐프들이 요리를 하나씩 해주시고, 선물도 주고, 롤링페이퍼랑 사진 앨범까지 주었다.

헤어지는게 너무 아쉬웠고, 너무 감사했다.


오전엔 학원을 가고, 오후엔 아르바이트를 하고, 주말엔 교회에 가서 봉사활동도 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시간을 보냈다.

간간이 도쿄와 요코하마 관광지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내가 있는 곳에서 도쿄 시부야까지는 급행 전철로 25분이면 도착했기 때문에 쉽게 도쿄에 놀러 갈 수 있었다.

시부야, 하라주쿠, 신주쿠는 엄청 복잡했는데 하도 많이 놀러가다보니 익숙해져버렸다. 

신주쿠 근처 신오쿠보라는 코리아타운에서 2006년 월드컵을 보기도 했다. 

(한일전 하는 날 빨간 티 입고 구경갔는데 우리나라가 이겼고, 돌아오는 그 전철 안이 그렇게 무서웠다. ㅎㅎ 그래도 대~한민국!)

도쿄보다 요코하마를 선택한 것은 잘 한 일이었다. 동네에 한국사람이 적었고, 요코하마 자체가 너무 예쁜 도시였으며, 복잡하지 않아서 좋았다.

어학연수를 고민한다면 도쿄보다는 요코하마를 조심스럽게 추천해본다. (도쿄로 접근성도 좋아요~)


(간사이 여행 이야기)

2006년 12월 마지막 주에 도쿄에서 오사카 행 야간버스를 타고 혼자 간사이 지방 여행을 가게 된다.

연말이라 학원도 쉬고, 일하는 곳에서 휴가도 받았기 때문에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밤 늦게 도쿄에서 출발한 버스는 새벽에 오사카에 도착하게 된다.

도착하자마자 숙소를 정해 짐을 풀고, 좀 쉬다가 유명한 도톰보리와 난바 등 강행군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오사카는 정말 맛있는게 많았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라면 혼자였기 때문에 여러가지를 먹어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라멘, 스시, 템푸라, 타코야끼, 돈부리 등등... 먹을 수 있는 만큼 엄청 먹었다. 햄보끄.

간사이 지방은 열흘 정도 여정이었는데 오사카를 기점으로 두고 고베와 나라를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고베는 요코하마와 굉장히 비슷한 느낌이었고, 나라는 사슴밖에 기억이 나질 않는다. 바스락 소리만 내도 사슴이 쫓아와서 도망다닌 기억뿐..

그리고 짐을 싸서 교토로 향했다. 교토는 유명한 신사가 많았고, 일본 전통적인 건물과 거리들이 많았다. 

교토에서 나는 2007년 새해를 맞이하게 된다. (같은 게스트하우스 사람들과 해피뉴이어를 외쳤다.)

친구도 없이 혼자 떠난 여행이라 연말 연시에 많이 외롭겠구나 생각했는데...

다행이 게스트하우스 사람들이랑 함께 할 수 있어서 즐거운 한해를 맞이할 수 있었다.

점점 나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고 있었다.


(홋카이도 여행 이야기)

6월 말이 비자가 끝나기 때문에 슬슬 귀국 준비를 하던 때였다. 

그래도 일본까지 왔는데 홋카이도는 한번 갔다와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5월쯤 나는 홋카이도 행 비행기와 숙소 콤보 패키지를 끊어버렸다. (일정은 자유여행으로)

홋카이도는 완전 겨울에 가던지, 아니면 완전 여름에 가야 좋다고 하던데...

5월이면 좀 애매하지 않을까... 반신반의 하며... 비행기에 올랐다.

역시 5월의 홋카이도는 약간 추웠고, 약간 따뜻했고, 산 꼭대기엔 눈이 쌓여있었고, 라벤더는 꽃을 피우기직전의 파릇파릇한 모습이었다.

애.매.했.다.

하지만 즐길 수 있는건 다 즐겨보자 주의인 나는 삿뽀로 맥주공장에 가서 혼자 맥주 시음을 하고, 삿뽀로 라멘도 먹고, 오타루의 운하도 보러갔다.

오타루가 아기자기하니 도시가 예뻤다. 오르골 박물관이 있었는데 수많은 오르골이 전시, 판매되고 있었다. 

영롱한 오르골 소리를 하나 하나 듣다보니 시간가는 줄 몰랐다. 하나 사오고 싶었지만 너무 나에게는 비싸서 못산게 후회스러웠는데...>.<

결국 엄마가 나중에 몇년뒤에 여행으로 가셔서 나의 오르골을 사다 주시게 된다. 캄샤!!

후라노는 홋카이도의 배꼽이라 할 수 있는 홋카이도 완전 중심의 도시이다. 

라벤더 밭이 유명해서 7-8월에 가면 보라색의 라벤더 밭의 절경을 볼 수 있다.

나는 5월에 가서.. 못봄..ㅠ 

대신 치즈공장, 와인공장 등 돌아다니며 시음, 시식했다. 자전거를 빌려서 돌아다녔는데 공기도 좋고 나름 경치도 좋아서 힐링이 되었다.

나름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돌아볼 수 있는 홋카이도 여행이었다. 

이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면 곧 귀국이라는 생각에 많이 아쉽기도 했다. 


(마무리)

이 일본 어학연수를 통해 배운 일본어는 내 인생에 커다란 장점이 된다. 13년이나 지난 지금도 일본어를 사용하면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귀국 후 다시 복학을 한 나는 졸업논문으로 일본어로 된 책을 번역하는 일을 하였고, 졸업 후, 면세점 아르바이트로 일본어를 계속 사용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가서도 한국인 보다 일본인들 밑에서 일을 하였고, 호주에서 귀국한 뒤엔 결국 일본어와 영어를 사용하는 직업을 갖게 된다. 

(항공사 공항 지상직 업무)

짧은 기간 동안 빨리 일본어를 습득하게 된 것은 어학연수 초반 기초를 단단히 다진 것이 컸다. (이 때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그리고나서 1년동안 일본어 환경에서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되었던 것 같다. 

또한, 한국으로 귀국해서도 잊어버리지 않도록 무수히 노력한 결과, 아직도 일본인들과 거리낌없이 대화가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일본어는 문법이 한국어랑 같고, 어렸을 때부터 한자를 공부했던 나는 조금 더 쉽게 일본어에 접근할 수 있기도 했다. 

(영어는 10년 넘게 공부해도 아직도 버벅거리는 중인데... >.<)

아무튼 1년 3개월 간의 어학연수는 내 인생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아래 사진들은 예전에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업로드 했던 것들인데, 폰카로 찍어 첨부해보았다.


​교토, 나라, 오사카

이자까야에서 일할 때 코워커랑~


​고베, 오사카 


오사카, 나라, 고베, 교토


​도쿄_ 디즈니 씨 Disney Sea


​오타루_ 운하


​오타루_ 오르골 박물관 앞에서 


홋카이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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