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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해외체류] 2009- 2012년 호주 워킹홀리데이_ 1 (시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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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행 스토리 [8-1]


  • 인천- 시드니- 바이런베이- 골드코스트- 브리즈번- 케언즈- 멜번- 시드니- 인천
  • 2년 워킹 홀리데이 + 1년 학생비자 체류
  • 2009년 11월- 2012년 12월 

2009년 11월 중순에 인천에서 호주 시드니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워킹홀리데이라는 비자를 받아서 한국돈 400만원만 가지고 출발..!! 

영어도 잘 못하고, 아는 사람도 없는 그 먼 곳에 그냥 무작정 발을 들여놓으면서 워킹홀리데이 (워홀)이 시작되었다. 

원래는 일본 워홀이나 캐나다 워홀을 가려고 했었는데, 일본 워홀은 신청 했으나 탈락했고, 캐나다는 뽑는 시기가 맞지 않아서 패쓰.

아무때나 비자를 받을 수 있는 나라는 호주밖에 없었다. 그래서 자연적으로 호주로 결정하게 되었다.

시드니로 결정한 이유는 일자리가 많기 때문이었다. 가지고 가는 돈이 많지 않아서 적어도 호주 도착 후 3개월 안에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데 영어는 잘 되지 않고...

한인 잡이나 일본인 사장 밑에서 일하는 쪽으로 일을 구하자고 생각했다. 그럴려면 시드니가 제일 안전빵이긴 했으므로.


시드니 공항에 도착 후 숙소도 정하지 않았던 나는, 공항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서 한인 게스트 하우스에 전화를 해 픽업을 요청했다. (1주일인가 이상 묶으면 픽업서비스가 있다고 해서 1주일 있겠다고 일단 얘기함. 결론적으로 2주 있었지만..)

픽업을 받아 시드니 킹스크로스에 있는 한인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이 때는 몰랐다. 킹스크로스가 유흥의 거리였다는 사실을.. (술집, 레스토랑, 클럽, 성인 클럽 등 약간 위험한 곳 중 하나였다.)

체크인을 하고 직원의 도움을 받아 은행 계좌를 열고, 핸드폰을 개통하고, 다운타운을 조금 둘러보았다. 다행이 킹스크로스에서 메인 스트릿까지 걸어서 15-20분 정도여서 어슬렁 어슬렁 걸어다녔다. 

11월의 시드니는 엄청 화창하고 햇빛 쨍쨍한 여름이었다. (한국이랑 날씨가 정반대인게 낯설음.)

가이드 북을 들고 게스트 하우스에 있는 동안 여기 저기 일단 구경을 했다. 제일 가보고 싶었던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도 킹스크로스에서 걸어서 갈 수 있었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지만 가는 길이 전부 상점들이라 구경하면서 가니 금방 도착했다.)


숙소에 돌아와서는 노트북으로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쉐어룸으로 들어가면 저렴했기 때문에 쉐어하는 쪽으로 검색했다. 

나는 주로 일본인들이 이용하는 사이트로 검색을 해서 룸메이트를 일본인으로 구하고 싶었고, 결국 일본인, 인도네시아인 그리고 나랑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다른 한국인 여자친구 이렇게 넷이 한 방을 쓰게 된다. 

방 하나에 2층 침대가 두개가 있고, 책상이 두개가 있고, 클로젯이 있는... 심플한 방이었다. 화장실은 네명이 쉐어. 

복층 콘도였는데 위층은 주인 아저씨 (인도네시아 인) 가족들이 사는 곳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 방을 같이 써야 하는 불편함도 있지만 그래도 돈을 아낄 수 있고, 덜 외로우니까.. ^^


집을 구했으니 이제 일자리를 구해야 했다. 이것 역시 일본인 사이트로 검색해서 왠만하면 일본인 사장 밑에서 일해보고자 했다. (면접 때 나는 한국인이지만 일본어를 할 줄 안다고 하니 영어를 잘 못해도 키친 잡은 구할 수 있었다.)

호주에 간지 한 달도 안되서 일식당 주방 보조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작은 가게인데다 일본인들끼리만 뭉쳐있는 분위기에 적응 못하고 한달만에 그만두게 된다.

그리고 다운타운 중심에 큰 일식 레스토랑이 오픈하는데 그 곳에 취업을 하게 된다. 

이 곳은 일단 일하는 사람도 엄청 많고 국적도 다양해서 영어를 많이 사용할 수 있다는게 좋았다. 일본인의 비율이 높긴 했지만 영어랑 일어를 둘다 사용할 수 있는게 큰 장점이었다. 여기서도 주방 보조를 하게 된다. (웨이트리스 할 영어실력이 안되니까..)

일본에서도 이자카야에서 일을 한 경력을 바탕으로 눈치껏 열심히 주방일을 배웠다. 일하는 시간이 길어서 돈도 많이 벌 수 있었지만 4개월 정도 되었을 때 현타가 왔다.

호주까지 왔는데 매일 아침 주방에 들어가서 밤 늦게 주방에서 나오는 생활이 너무 힘들었고 내가 여기서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은 좀 모아놨으니 여행을 좀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일을 그만뒀다. 

그리고 바이런베이, 골드코스트, 브리즈번, 케언즈, 멜번 루트의 여행 계획을 짜고 출발..!! (여행 얘기는 다음편에 담기로 하겠다.)


멜번까지 여행을 마치고 다시 시드니로 돌아왔으니 다시 집을 구하고, 일자리를 구해야 했다. 

이번에는 한국인들이 모여사는 쉐어 콘도에 들어가게 된다. 한 집에 8명 정도 사는 흔히 말하는 닭장 쉐어.. ㅋ 화장실은 4명이 하나씩 쓰고 부엌은 8명이 쉐어하는 곳이었다.

그래도 나름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고, 위치도 다운타운 중심부라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바로 일자리도 구했다. 극장 안에 위치한 스시트레인인데 그래도 나름 호주에서 몇개월 살다보니 웨이트리스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영어실력이 되었다. (고급지진 않지만 의사소통은 가능한 실력..ㅋ)

 그 곳에서 일본인, 한국인 친구들을 많이 만나서 일끝나고 놀러도 가고, 쉬는 날 만나서 수다떨기도 하며 재미있게 지냈다. 특히 일끝나고 남은 스시를 집에 가져갈 수 있었는데 나는 항상 같은 집 사는 동생들에게 어미새 노릇을 했다. 

일하는 곳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가 투잡을 하는데 자기가 일하는 테이크아웃 집에서 같이 일하자고 제안을 해와서 나도 투잡을 뛰게 된다. 

그 곳은 한국인 사장님과 직원들로만 구성되어 있었는데 사장님이 좋으셔서 그 곳에서도 오랫동안 일하게 되었다. (나를 그곳으로 이끈 친구는 아직도 연락하는 사이.)

그렇게 점점 또 돈이 모였다. 그래도 호주까지 왔는데 영어 공부를 좀 제대로 배워볼까 생각이 들어서 어학원에 등록해서 다니기도 하고, 나중에는 영어 유치원 자격증인 텍솔 Tecsol 자격증 코스도 듣게 된다. 

어학원은 두달 정도 다녔는데 선생님은 뉴질랜드 사람이었다. 금요일마다 선생님이랑 같은 반 애들이랑 펍에가서 맥주도 마시고, 선생님 집에가서 바베큐 파티도 하며 재미있게 지냈다.

그리고 영어 유치원 자격증 공부할 때는 솔직히 내가 이걸 왜 한다고 했을까 좀 후회를 했다. 과제도 너무 많고 내 적성에 너무 안 맞았다. 

그래도 시작을 했으니 중도포기 할 수 없어서 꾸역꾸역 패쓰를 했다. (한국에 와서 이력서에 한줄 넣고 땡.)


워홀은 1년 비자이지만 호주 농장에서 3개월 일하면 1년 세컨 홀리데이 비자를 준다. 그래서 총 2년을 머물수 있다. 

나는 중간에 딸기 농장을 한 번 갔었으나, 시기를 잘못타 일거리도 없고 돈만 축내는 꼴이 되어서 2주만에 돌아오게 되었다. 그리고 농장주의 싸인이 들어있는 폼을 그냥 돈주고 사버렸다. (이건 불법인데 암암리에 성행하고 있었던 때였다. 지금은 아마 더 엄격해져서 안될것입니다. 참고하지 마세요 ^^;;;)

농장에 가고자 한다면 날씨와 열리는 작물들에 대해 잘 알아보고 가야한다. 안그러면 나처럼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돌아올 수 밖에 없다.

아무튼 나는 그렇게 2년까지 머무를 수 있는 비자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2년이 끝나갈 무렵 1년 학생비자를 또 신청해서 더 체류하기로 한다.


3년동안 있으면서 엄청 많은 아르바이트를 했다. 

주방보조, 웨이트리스, 테이크아웃 캐셔, 스시롤 메이커, 클럽청소, 대학교청소, 오피스청소, 학원청소, 경기장 청소...

단기알바, 하루알바, 풀타임, 파트타임 가리지 않고 시간만 나면 일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일을 열심히 했을까 싶을 정도로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그리고 2년 반 정도 지났을 때 엄마가 한번 시드니에 오셔서 같이 멜번 여행도 하다가 3주 있다 돌아가시기도 한다. (처음엔 나 잡으러 오는 줄 알고 긴장했었드랬지..ㅋㅋㅋ)


호주에서 3년동안 체류하면서 정말 고생도 많이하고, 좋은 구경도 많이 했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던 것 같다. 특히 시드니, 멜번은 도시 자체가 너무 예뻤기 때문에 그 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도시였다. 

그리고 호주는 날씨가 너무 좋은게 큰 몫을 차지한다. 한겨울에도 영하로는 잘 내려가지 않는 날씨고 한여름엔 햇빛 쨍한 파란하늘의 날씨를 볼 수 있다. (현재 캐나다에 살고 있는데 사람들이 호주랑 캐나다를 비교해 달라고 할 때 항상 얘기하는 것이 이 날씨이기도하다. 캐나다 날씨가 너무 겨울-여름-겨울-겨울 이긴 하지만..ㅠ)

하지만 이민을 생각한다면 캐나다가 호주보다는 좀 더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인종차별도 적고.. (호주는 백호주의가 좀 남아있어서 인종차별이 아직 있다.)

원래 나는 호주에서 영주권까지 따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내가 갔을 당시에 영주권 문이 점점 좁아지던 때였다. (이민 가능 직업군이 줄고, 절차가 까다로워짐.)

게다가 3년동안 한국을 안갔더니 갑자기 향수병과 슬럼프가 한꺼번에 와버렸다. 그래서 3년만에 나는 모든 걸 접고 한국으로 귀국하게 된 것이다. 

그래도 호주를 다녀오니 영어울렁증과 외국인 울렁증에서는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이 후에 잠깐 잠깐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영어를 써서 다니는 것에 불편함은 없었다.

이 울렁증 극복만으로도 만족스러웠던 워킹홀리데이가 아니었나 싶다. 

홀리데이 보다 워킹을 더 많이 하긴 했지만...^^



아래 사진들은 예전에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업로드 했던 것들인데, 폰카로 찍어 첨부해보았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야경. 하버브릿지 위에서 찍었는데 너무 멋있었다.


시드니. 본다이 비치. 서핑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제일 인기있는 비치. 

2009년 한여름의 크리스마스와 New Year Eve Firework. 새해 불꽃놀이. (사람이 진짜 어마어마어마하게 많아서 첫 해를 끝으로 가지 않음.)

​시드니. 어학원 다닐때.. 선생님 댁에서 바베큐 파티. with Friends. 수제 맥주도 만드시던 쓰앵님. (나름 젤 높은반이어서 한국인 없었음 ㅋㅋㅋ)


페리에서 본 오페라 하우스.

​시드니. 하버브릿지. 다리위를 걷는 액티비티도 있다. (왜 하는 걸까...)


​이름처럼 예쁜 달링 하버 야경.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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