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
Happy Valentine's Day for everyone..!!
솔직히 발렌타인 데이를 잘 챙기고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남편도 나도..
남편은 항상 발렌타인 데이, 크리스마스 이런 홀리데이가 가장 바쁘신 분이므로...
일을 해야하는 사람인걸 아니까 뭐 딱히 그냥 넘어가도 서운하거나 하는 마음은 전혀 없다.
그런데 임신을 하고, 요즘 시간도 많고 문득 든 생각이 아이를 낳고, 키우고 하다보면 이제 더 이런 날을 챙길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인생 첫 초콜렛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워낙 아기자기 이런거 만드는걸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솔직히 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괜히 망칠 거 같기도 했고..)
집에 마침 벨기에 초콜렛도 있으니까.. 이 초콜렛은 크리스마스 때 일하는 곳에서 받은 초콜렛 세트인데 생각보다 양이 많은데다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다크 초콜렛, 화이트 초코렛 등이 섞여있어서 손이 잘 가지 않고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것이다.
남편이 일본 로이스 초코렛 같이 생초콜렛을 좋아하니까.. 그래 그걸로 정했다.
레시피를 보니 어려워보이지도 않았다.
재료는 초콜렛, 생크림, 코코아파우더 끝..?!!
생크림이랑 코코아 파우더만 사면 되겠다 싶어서 마트에 갔는데 코코아 파우더가 생각보다 엄청 비쌌다... (한 봉지에 10불이 넘어감...ㅠ)
그래서 또 한번 고비가 왔다.. 아 그냥 만들지 말고 살까...
그러다 마트에서 폭풍 검색을 했다. 집에 핫초코 가루가 있는데 이걸로도 되는지...
역시 검색으로 안나오는게 없다. 된다고 한다. 오케이! 그럼 만들자!!
생크림 작은 사이즈로 하나만 사고, 달라라마에 들러 틴 케이스와 초코렛 담을 미니컵만 사서 왔다. (완전 저렴하게 구입)
- 집에 와서 냄비에 생크림을 붓고, 제일 약한 불로 데우기 시작.
- 가장 자리에 기포가 뽀글 생기기 시작할때 초콜렛을 때려 붓고 젓기 시작한다.
- 불을 끄고 남아있는 온기로 계~~속 저으며 녹인다. 이때 생크림과 초콜렛 비율은 1:3.5 정도가 적당하다. (저울도 없고.. 그냥 눈대중으로 맞췄다..)
- 사각으로 된 플라스틱 락앤락 같은 통에 랩을 깔고 녹인 초콜렛을 붓는다. (통이 작아서 여러개를 사용했다.)
- 그리고 뚜껑을 닫고 냉장고에 넣고 3시간 이상 굳히기에 들어간다. (냉동실에 넣으면 빨리 되겠지만 나중에 꺼냈을때 금방 녹는다고 하니..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냉장실에서 굳히는 걸 추천한다.)
- 나는 넉넉히 4시간 뒤에 냉장고에서 꺼냈다. 랩을 뜯어내니 초콜렛이 잘 분리가 된다. 칼로 먹기좋은 크기로 잘라야하는데 좀 지저분하게 잘릴 수도 있다. (생 초코렛 특성상 딱딱하지 않고 소프트하게 만드는 것이 포인트!!)
- 자른 초코렛을 핫초코 가루에 묻힌다. (가루를 너무 많이 묻히면 먹다 기침을 유발할 수 있으니, 툭툭 털어내자.)
- 그리고 미니 컵에 담고 틴 케이스에 담으면 끝!!!
의외로 너무 많이 나와서 틴 케이스로 2층이 되었고, 락앤락통 한통이 더 나왔다. (이건 내꺼^^)
그리고 몰래 냉장고 깊숙이 다시 숨겨두기. (13일에 만들었는데, 그 날 저녁 남편이 밥먹고 반찬통 넣을때마다 불안불안 했다..ㅋㅋㅋ)
이게 완성된 수제 생 초콜렛. 인생 첫 핸드메이드 초콜렛이다.
모양은 삐뚤삐뚤 서툴고 못생겼지만, 먹어보니 완전 맛있다!! 성공 ^^
너무 많이 만들어서 따로 담아 놓은 초콜렛. 이건 내꺼가 되겠지 ^^ 만들면서 몇개 먹었다.
남편이 퇴근하고 깜짝 서프라이즈로 준비해준 장미 꽃다발!!
꽃이라는 걸 대학교 졸업식날 엄마한테 마지막으로 받아보고 거의 10년만에 받아보는 것 같다. (그 누구도 나에게 꽃선물을 하지 않았다는 거네..헉..)
사실 꽃보다 케익 (먹을게 더 낫다는 의미로..) 이라는 생각이 머릿 속을 지배하는 여자이기 때문에.. 그동안 꽃을 못받아도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언제부턴가 남편한테 "꽃을 한번 쯤은 받고 싶다"고 어필한 적이 있다.
그냥 꽃을 받게 된다면 남편한테 받고 싶었다.
근데 발렌타인 데이에 꽃을 사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꺄~~
우리 순딩이 낳으면 사주려나.. 하는 마음이 들어서 잠자코 기다리고 있었는뎁..ㅎㅎㅎ
이렇게 예상보다 빨리 주다니..!!
꽃집 문 닫을까봐 서둘러 퇴근하고 픽업해 온 꽃이란다. 주문은 이틀전에 해놨다고.. (이런 준비성 철저한 남자 같으니!!)
아무튼 생각지도 못한 꽃다발 선물에 폭풍 감동하며, 이걸 끌어안고 자야하냐며~ 이거 보관 어떻게 하냐며~ 들떠서 쫑알쫑알 거렸다.
진짜 너무 예쁘다.. 빨간 장미 @.@
꽃다발 속에 있던 메모까지^^ 쏘 스윗이요~~ (이건 내 카드지갑 속으로~ 보관)
셀카가 빠질 수 없지. 쌩얼이어서 어플의 도움을 받았다. 꽃만 봐주세용!!
꽃다발을 받고, 수줍게 하트 틴 케이스를 내밀었다. 내가 만든 초코렛이야.. 하면서 ^^;;;
남편이 바로 먹어보더니 맛있다고~ 단거 잘 안먹는데 3개나 집어먹어줘서 고마웠다.
뭔가 콩닥콩닥 연애를 시작한 연인같은 느낌이 문득 들었다. (발렌타인이라고 꽃다발을 사온 남편이나, 초코렛을 직접 만든 나나...)
순딩이가 태어나서 아빠, 엄마가 되어도 계속 이렇게 연애하듯이 알콩달콩 잘 살았으면 좋겠다.
해피 발렌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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