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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토론토_임신] 캐나다 임산부 일기 (초기~28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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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사실을 엄청 빨리 알아차려서 초기에 시간이 엄청 안갔다. ​(극초기인 4주차에 알게 됨... 예민하지 않은 내가 왠일이지...)

2018년 9월 26일 오전에 테스트기를 해봤는데 두 줄이 떴고, 혹시 몰라서 오후에 다시 한번 해본건데 또 두줄이네??

이렇게 나의 임신 생활이 시작되었다.


​흐릿하지만 두 줄. 인터넷에 흐릿한 두줄도 임신인가요? 를 엄청 검색했었다. 

이 때 알게 되었는데 매직아이로 봐서 두 줄이라도 임신이란다.


​극초기에는 병원에 가도 별로 해주는게 없다고 해서 좀 기다렸다가 7주차에 워크인 클리닉을 갔다. (보험 없어서 80불이 그냥 나감..ㅠ)

엽산과 비타민 D를 먹고... 추가로 임산부 영양제 마터나 Materna를 먹기 시작했다. (워크인 의사가 추천해줌..)

의사가 초음파랑 피검사를 할 수 있도록 레퍼럴을 해줬는데.. 돈이 어마어마하게 깨질 것 같아서 그냥 일단 피검사만 했다. 

피를.. 8통을 뽑았다.. (뽑다 기절.. 진짜 핑 돌아서 휘청 거림...)

그리고 미드와이프 컨택하기. (미드와이프는 https://ellie-toronto.tistory.com/4?category=696511  이 글을 참고해주세용..)


한국 임산부들의 국민어플인 280days 도 깔아주고.. 

저기 저 아기가 점점 크는데 진짜 순딩이 같아서 너무 귀엽다. 7주때는 저렇게 작았었구나...

​매일 커피 한잔씩 마셨던 내가 임신사실을 안 뒤로 꾹 참아왔던 커피. 

태어나서 처음으로 디카페인 커피를 마셔봤다. 디카페인이라도 너무 맛있었다. (뭔가 감격스러움..)


​미드와이프와 첫 미팅이 잡혔고, 9주차에 첫 초음파도 보게 되었다. 

한국은 보통 5-6주때 아기 집이랑 난황 먼저 보고 8-9주때 젤리곰을 본다고 하던데.. 여기는 초음파를 최소한으로 본다. 그래서 9주에 첫 초음파.

순딩이가 젤리곰일때.. 너무 떨리고 신기했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렇지도 않은데 뱃 속에 생명이 있다는게 신기방기. 

이제 곧 겨울이 다가오면 토론토는 어마무시하게 눈이 올 것을 대비하여.. 미리 장만한 윈터부츠.

미끄러움 방지, 방수, 방한 등... 보기엔 투박하지만 나름 기능성 부츠..

11월에 사서 3월인 지금까지 뽕 뽑도록 신고 다니고 있다. (안 샀으면 어쩔 뻔 했니..)

12주차에 기형아 검사를 하기 위해 필요한 초음파. 

9주차때 보고 12주차에 보는 건데... 깜짝 놀랐다. 이건 사람의 모습!!! (9주땐 뭐였니.. 세포..정도였니...)

얼굴, 코, 몸, 다리, 팔 등 진짜 쪼끄만 애기모습이었다. 옴마 신기해... 3주만에 이렇게 크다니...!!

우리 순딩이는 다행이 모든게 정상이었다. (감사~~)

​유일하게 알고 있는 토론토의 내 동생들이 사준 임신 축하 선물. 

아기 신발은 잘 보관 중이고, 튼살 오일과 튼살 크림은 현재까지도 엄청 유용하게 잘 바르고 있는 중. 


​토론토 온지 3년이 다 되어 가는데 도서관 카드는 이제 만드는 여자. (도서관과는 담을 쌓고 살았었지...)

집 근처 퍼블릭 도서관이 있는데 (영블로어) 한국어로 된 책들도 있어서 한 번 가봄.

간 김에 도서관 카드도 만들고 육아, 태교관련 책도 빌려왔다. (반납일이 있으니 열심히 읽었음. 근데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 대출 ㅎㅎㅎ)


​14주가 지나니 어플의 아기도 더 많이 컸다. 미드와이프 체크업을 가면 항상 심장소리를 들려주는데 순딩이의 심장은 쿵쾅거리며 잘 뛰고 있다.


임신 증상 중 하나인.. 소양증. 

어느 날 갑자기 엉덩이, 허리, 옆구리 등이 무지무지 가렵기 시작한다. 초기부터 나는 튼살 오일을 바르고 있었는데.. 그래도 건조하다.

온갖로션을 발라도 그때 뿐이고 계속 간지러움...ㅠㅠㅠㅠ

그러다가 갑자기 팔로 번졌다. 밤에 잘 때도 계속 긁어야하고 아침에도 긁어야하고... 그냥 계속 가렵다.

새벽에 너무 가려워서 잠도 못자고 거실에 나가서 바깥쳐다보고 한숨쉬는데 엄마랑 통화하다 눈물이 또르르..

이게 팔만 그러면 차라리 다행인데 행여나 얼굴로 번지면 어쩌나.. 별의 별 생각이 다들었다. 

폭풍 검색해보니 애를 낳아야 낫는다네... 급 좌절..ㅠ 

근데 1주일 정도 지났나? 어느 날 저녁 갑자기 팔이 안 가렵다. 엥?? 갑자기 매끈해졌다. 저런 두드러기가 있었나 싶을정도로 매끈매끈해졌다.

기적같다... (이렇게 소양증이 짧게 왔다 갔다..)


일하는 가게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는데 나를 뽑은 아이가 센스있게 아기 용품을 주었다. 

저 땐 남자아인지 여자아인지도 모를 때인데... 양말을 남자애꺼로 사왔네??? (예지력이 있었구나...)


18주차 어플의 아기. 까불까불.. ㅋㅋㅋㅋㅋ 

순딩이는 잘 크고 있지만.. 나는 감기에 걸리고 만다. 

감기에 걸려도 약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그냥 버티기. 

미친듯이 유자차와 물과 홀스를 먹었다. 그나마 열이 안나서 다행이었지만.. 잘 때도 괴롭고, 앉아있어도 계속 콧물 줄줄...

두루마리 휴지를 몇개나 갈아치운 듯 하다.

이 감기는 2주만에 완치가 된다.


​어느 덧 시간은 흘러 순딩이가 태어나기까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4주에서 12주는 시간이 엄청 더디게 가는 느낌이었는데 12주가 지나니 25주까지는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26주차부터 미드와이프 체크업도 2주에 한번 씩 받는걸로 바뀐다. 그리고 막달엔 일주일에 한번으로...

그동안 한달에 한번 체크업 받다가 이제 2주마다 받으려니 시간이 더 빨라지는 느낌이다. 


공포의 임당검사. 나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동안 식습관이 불규칙적이고, 달달한 걸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나였기 때문에.. 진짜 너무 불안불안...

저 50g 환타 김빠진 듯한 설탕물을 5분안에 다 마셔야 하고, 1시간 뒤에 채혈을 한다.

수치가 높으면 재검 당첨. 재검에 걸리면 검사가 더 어려워진다.

캐나다 의료 시스템은 느릿느릿.. 기다림의 미학.. 뭐 이런거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검사 받고 그 다음 날 바로 미드와이프 담당한테서 연락이 왔다. 재검 당첨이라고...ㅠㅠㅠ

이런건 빨리빨리 연락 주는구나...

암튼 나는 무시무시한 재검에 당첨이 되었고... 1주일 뒤에 다시 재검을 받으러 가기로 했다.

1주일동안 나는 안먹던 샐러드도 먹고, 초코렛은 끊고, 과일도 달달한건 안먹고, 쌀밥도 조금 먹고... 흰빵, 밀가루 덜 먹고...

뭔가 먹으면 30분씩 걸으려 노력했다.

​과자가 너무 먹고 싶었는데 검색해보니 통밀로 된 과자는 먹어도 된다그래서.. 이런 것도 사서 먹어봤다. 

다이제 초코 안발린 맛. 나름 먹을 만 한데 초코 발라 먹고 싶다...

암튼 임당 재검의 날까지 꾹꾹 나의 욕망을 눌러가며.. 드디어 재검의 날. 

처음 검사시보다 많은 75g의 설탕물을 5분안에 마셔야 한다. 마시기 전에 한번, 마시고 한시간 뒤, 두시간 뒤 한번씩 피를 총 3번 뽑는다.

한국은 4번 뽑는다는데 여긴 3번만 뽑네....

암튼 지루한 기다림의 연속 시간이 끝나고 재검이 끝나자마자 폭풍 먹방 시작했다. 햄보끄..

1주일 뒤에 미드와이프로부터 검사 결과를 받게 되었는데 정상이란다~!! (감사합니당 ㅠㅠㅠ)

와.. 이게 뭐라고.. 진짜 2주동안 은근 마음고생했는데... 그래도 정상이라서 다행이다.

하지만 정상이라고 안심할 게 아니라 그래도 달달한건 좀 줄이고, 운동을 좀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랑 순딩이를 위해서~)


​육아 용품을 사야하는데 캐나다는 왜 이렇게 비싼거죠??? 

젖병 소독기, 플레이 매트, 아기 이불, 옷, 면, 가제수건 등은 한국 온라인 쇼핑과 엄마, 새언니 찬스를 써서 한국에서 구매를 했다.

그리고 한꺼번에 다 모아서 우체국 배송대행 서비스를 이용했다. 

총 4박스 (매트 2박스 포함) 선편으로 받기로 하고, 페이팔로 결제. 참 편리한 세상이다. 

선편은 보통 한두달 걸린다니.. 시간적 여유있는 물건들은 배로 받아도 될 것 같다. (ems보다 훨씬 저렴)


7주차부터 2주 간격으로 배 사진을 찍었는데, 23주부터는 매주 찍고 있다. 

나는 배 모양이 앞으로 뾰족하게 튀어나와있다. 그리고 1주일씩 지날 때마다 눈에 보일 정도로 배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중이다.

몸무게는 임신했을 때 기준으로.. 내일이면 29주차인데 7.5키로 정도 늘었다. 

원래 총 몸무게 10키로 느는걸 목표로 하고 있었는데.. 목표까지 겨우 2.5키로 밖에 안남았네.. 순딩이는 아직 1키로 일텐데...

아무튼 임신 초기부터 28주까지 내 상태를 정리해 보았다. 

다음 편은 막달 이야기로 적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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